2020 NAVER CAMPUS HACKDAY summer 후기

1. 지원

2019년 봄에 친구가 '핵데이' 링크를 보내줘서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핵데이 날짜가 비행기표와 숙소예약까지 끝난 여행 일정의 한 가운데에 있어서 지원할 수 없었다. 올 봄에는 공고가 올라오기만 호시탐탐 노리다 신청했다. 희망 주제 2개를 선택해야 했는데, 다이어리를 10년 넘게 쓰고 있고 캘린더 앱에 거의 의존해서 살기 때문에 주저 없이 흥미가 가는 음성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캘린더 일정 관리 앱 개발 을 선택했다. 두 번째 주제는 ML Kit을 사용한 로컬 이미지 검색으로 정했다. 칸을 비우기는 아쉬워서 예전에 이미지 라벨링을 한 적이 있고 안드로이드여서 선택했다. 나중에 멘토님은 일부러 1순위로 적은 사람들만 뽑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감사함다 감사함다.

코딩테스트는 처음 봤는데 다 풀진 못했지만 재미있었다. 기존에 풀었던 알고리즘 문제들은 일상속에서 효율을 높이는 문제들이었다. 그런데 핵데이 문제는 서비스명이 나와서 알고리즘, 프로그래밍이 서비스에 녹아드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2. 합격

코딩테스트를 본 다음 '좋은 경험이었다~' 하고 잊고 살았다. 때는 4월 29일, 할 일이 너무 많은 날이었는데 밥을 먹다가 갑자기 메일함이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네이버한테 메일이? 보고도 안 믿겨서 잠시 멍 했다가 소리질렀다. 눈가가 촉촉해졌다. 할 일이 많은데 할 수가 없었다. 무박2일 해커톤은 아쉽지만 좋은 기회가 생겨서 기뻤다. 4학년 1학기 + 복학 으로 정신없이 지나가던 시기여서 아주 잠깐 고민을 했는데, 답이 정해져 있는 고민이라는 것을 1분만에 깨닫고 서약서를 썼다.

(+) 주제도 원하던 게 돼서 너~무 만족

3. 핵데이

Slack, GitHub, Trello, Hangouts를 활용해서 진행되었다. 멘토님께서 협업 프로세스를 많이 배워가라고 말씀하셨다. 다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Git-flow나 칸반보드 활용은 처음 알았다. Git-flow는 그게 Git-flow인지 모르고 사용했었다.(알고쓰자 제발!!!) tag를 하고 릴리즈하는 것은 궁금증만 있었는데 해결되었다. 칸반보드는 리얼타임으로 사용할 때 빛이 난다. 이전에는 내 기준으로 효과가 없어서 사람들이 칸반보드를 왜 쓰는지 몰랐는데, 리얼타임으로 사용해보니 이렇게 일정, 업무 관리가 잘 될 수가?! version3기간(실제론 version2..)이 되어서야 제대로 알게 돼서 아쉽지만 version2때 삽질한 기억이 있어서 더 칸반보드에 감동받았다. 그리고 IceBox, BackLog, ToDo를 분류해 주셔서 모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나는 처음에 Clova SDK연결하는 것을 했다. 부끄럽게도 예제 코드를 거의 그대로 넣었다... 멘토님께서 거의 줄 단위로 코드 리뷰를 해 주셨고 고쳤지만 잘 하지 못 했다. 예제 코드를 맹신하지 말고 알고 써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팀은 5일이 지났을 때 안드로이드 2명, 머신러닝 2명으로 나눠졌다. 나는 머신러닝을 하게 되었는데, 핵데이 전에 만들었던 모델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만든 것이므로 나는 머신러닝을 해본 게 아니었다. 수박 껍질에 줄을 따라 그어본 정도..? 약 10일 동안 힘들었지만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열심히 했다. version2기간이 끝났을 때 멘토님께서 하신 말씀을 보고 왠지 모를 편안함과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생겼고, 마지막 5일은 의사소통이 조금 더 원활해 졌다고 생각한다. 같은 머신러닝 팀원과 몇 번 자체 해커톤이 되었고 마지막 날에는 안드로이드 팀원들과 해커톤이 되었다. 모두들 맡은 바를 잘 하시고 서로 배려해 주셔서 고마웠다.

4. 오프라인 미팅

얘기를 못 한 것이 있는데, 사실 우리 팀 사람들은 다 고양이처럼 생겼다. Slack 프사가 다 고양이다.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 중 나쁜 사람은 없으므로 팀 운이 좋았다^ㅇ^ 강남을 기준으로 동서남북 방향별로 한 명씩 살아서 강남 토즈에서 만났다. 음성 채팅으로만 얘기하다가 얼굴보니까 누가 게임정모같다고 했다ㅋㅋㅋㅋ 그래도 목소리가 익숙해서 내적 친분이 있었다. 멘토님은.. 온라인에서 뵐 때랑 너무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가끔 화나신 것 같다고 느꼈는데 실제론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끝나서 그런가? 아무튼 나는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실제로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고 개발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토즈에선 다 같이 회고를 하고 앞으로 해야할 것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멘토님께서 까다로운 개념들을 설명해 주셨는데 갑자기 이해가 잘 돼서 신기했다. 멘토님께선 스터디도 많이 진행하신다. 나도 도움을 주고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회고가 끝나고 회🐟와 피자🍕🍺를 먹었다. 맛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고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생각하며 집에 왔는데 다음날 일어나 보니 돈 관리에 대한 내용만 기억났다.. 자체적으로 오프 더 레코드는 필터링 했나 보다..ㅜㅜ 그리고 내 얘기를 많이 해서 팀원들에게 조금 미안하다. 이 시국에 사람을 만나니 반가워서 허허

5. 마무리

(1) 얻은 것

  • 협업 툴, 프로세스를 통해 함께 일 하는 것
  • 알고 쓰는 것 그리고 정리하는 것
  • 순서의 중요성. 그리고 정한 것을 예제 부터 하자. 바꾸더라도 다 tool에 불과함
  • 제한 시간을 거는 것
  • 팀 프로젝트 // 이렇게 제대로 빡 하는 기회가 있었을까
  • 사람 (좋은 멘토 + 좋은 팀원들)
  • 인내와 끈기 // 시간을 투자하고 잘 하면 된다.
  • 명확하게 말하기 (구체적으로)
  • 일을 쪼개서 하기 (+ 칸반보드 활용)
  • 앞으로의 방향성

(2) 얻지 못한 것

  • 충분한 수면
  • 팀원들이 만드신 스터디 자료들을 숙지하지 못해서 아쉽다.
  • 질문을 많이 했어야 했다.
  • 안드로이드 개발을 많이 못 했다.

(3) 가장 감명 깊었던 것

  • 리얼타임 + 칸반보드 // 나비효과가 엄청났습니다.

(4) 진짜 끝

너무 소중한 기회였다. 많은 것을 배웠고 잘 하는 팀원들을 만나 자극도 되었다. 내 인생에서도 칸반보드를 활용해서 시간을 잘 관리 해야겠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지 감이 잡혔고, 프로젝트를 할 때 패키지 구조나 클래스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고민하며 할 것이다. 그리고 모른다고 겁먹을 필요가 없다. 안다고 생각한 것도 아는게 아닐 수도 있고! 앞으로 무언가를 함에 있어서 모른다고 피하지 말고 도전하길..

아무튼 약 20일 동안 많이 배웠습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프로젝트 함 또 합시다^^! 그리고 핵데이 기간 동안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고맙습니당 (대충 모두에게 고마웠다 생각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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